예능과 윤리, 그 경계에서 — '네고왕' 김원훈 논란을 통해 본 방송 문화의 진화
최근 웹예능 ‘네고왕’ 시즌 7의 새 MC로 합류하게 된 개그맨 김원훈이 첫 방송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그의 인터뷰 중 돌발적인 발언이었습니다. 지나가는 커플에게 “여기 모텔촌 아니에요?”라는 질문을 던진 장면이 공개되면서, 성희롱 논란이 초래된 것입니다. 이러한 사안은 단순한 예능 장면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일회성 해프닝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본 글에서는 해당 사건을 중심으로, 웹예능의 변화, 대중의 문화 수용성, 연예인 책임윤리, 젠더 감수성 등 다양한 관점에서 보다 정교하고 깊이있는 분석을 시도하고자 합니다.
1. 웹예능의 다양성과 그 파급력
‘네고왕’은 유튜브 기반의 웹예능 콘텐츠로, 2020년 처음 시작해 빠르게 인기를 모았습니다. 기존 방송과는 달리 자유로운 기획, 편집, 연출이 강점으로 작용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네고왕’은 프랜차이즈 기업과 가격 협상을 통해 소비자 혜택을 유도한다는 포맷으로 공공성과 재미를 동시에 추구해왔으며, 이전 시즌에서는 광희, 장영란, 홍현희 등 진행자가 비교적 큰 논란 없이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반응을 맞이했습니다. 김원훈의 첫 방송 이후 유튜브 댓글 창에는 “과거 MC로 다시 가자”, “시대착오적인 개그”, “성희롱적 발언이다”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이는 단순히 출연자의 개성 논란을 뛰어넘어, 웹예능이라는 콘텐츠 플랫폼의 책임과 방향성을 다시 조명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코미디의 자유 vs 사회적 책임
코미디는 기본적으로 현실에서 벗어난 유희적 요소를 다룹니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은 비례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출연자 및 제작진의 기획 미스가 단순한 장면 하나로 방송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성희롱이라는 단어는 1980년대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지만, 최근 들어 콘텐츠 전반에 걸친 젠더 평등 감수성 확보라는 사회적 트렌드 덕분에 매우 민감한 이슈로 변화했습니다. B급 감성의 웹콘텐츠라도, 대중의 눈을 의식하며 윤리적 기준선에 대한 자각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김원훈의 발언은 풍자나 유머로 포장하기에는 타인의 사적 영역을 침해한 무례한 표현이라는 지적이 큽니다.
3. 김원훈이라는 캐릭터: 왜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나?
김원훈은 2018년 K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으며, 유튜브 채널 ‘숏박스’를 통해 자신만의 코미디 캐릭터를 구축해 왔습니다. 숏박스는 유튜브 인기를 활용해 젊은 세대의 일상과 사회 풍자적 요소를 결합한 콩트 형식으로 주목을 받아왔고, 이로 인해 네고왕 진행자로 발탁된 것도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습니다.
그러나 숏박스 콘텐츠의 유머는 캐릭터 중심의 극적 상황 묘사가 주된 콘텐츠였기에, 실제 시민과의 인터랙션을 요구하는 네고왕 포맷과는 다소 부적합하다는 평가도 동시에 존재했습니다. 즉, 사전 대본과 캐릭터 프레임 안에서 이뤄지는 유머와 예상치 않은 리얼 상황에서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김원훈의 개그 스타일이 부적절하게 노출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4. 네고왕 시청층의 변화와 플랫폼 윤리
네고왕의 주요 시청자 층은 10~30대 여성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젠더 감수성에 매우 민감한 반응이 나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특히 MZ세대는 콘텐츠 소비에서 단순한 오락뿐 아니라, 공감과 윤리성, 가치 부여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큽니다.
이런 맥락에서 시청자 반응은 단호하며, “다시 광희 or 홍현희를 돌려달라”는 댓글처럼 소비자가 제작 방향 자체에 개입하려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이는 시청자들이 단순 콘텐츠 수용자가 아닌 콘텐츠 공동 생태계 참여자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5. 방송 제작진의 대응과 책임
현재 네고왕 제작진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러나 콘텐츠에 대한 비판이 늘어남에 따라, 편집 및 송출 과정에서의 책임 문제도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방송심의위원회가 아닌 자체 플랫폼(유튜브)의 규칙과 시청자 여론이 공론장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사후 대처가 늦어질 경우, 브랜드 이미지 훼손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이제는 리얼리티 기반 예능도 편집 전 사전 윤리 점검 시스템 마련이 필수적인 시대입니다. “리액션 좋으면 넣고, 반응 안 좋으면 자르면 된다”는 식의 일회성 기획은 장기적으로 콘텐츠 생태계 전체 신뢰에 타격을 입힐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6. 해외 사례와 비교: 'Cancel Culture' 현상의 글로벌 흐름
이번 김원훈 사건은 한국판 ‘캔슬 컬처(Cancel Culture)’의 단면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해외 유명 코미디언 케빈 하트(Kevin Hart) 또한 2009년 과거 트윗 때문에 2019년 오스카 시상식 진행자 자리에서 하차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개인의 언행 하나하나가 전 세계적인 비판의 도마에 오르는 시대, 연예인은 단순한 ‘연기자’ 또는 ‘웃기는 사람’이 아닌, 사회적 인플루언서로서의 책임이 더욱 강조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7. 향후 방송 콘텐츠의 진화 방향은?
결론적으로, 이번 ‘네고왕’ 사건은 향후 예능 콘텐츠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각인시키는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제작진은 윤리적 기준과 캐릭터 적합성의 균형을 고려해야 하며, 출연자 역시 자신의 발언이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을 자각해야 합니다.
또한, 시청자의 반응 또한 단순한 분노 표출이 아닌 건설적인 피드백 문화로 이어져야 콘텐츠 생태계가 진정으로 건강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및 관련 링크
- ‘네고왕’ 공식 유튜브 채널: 달라스튜디오
- ‘숏박스’ 김원훈 활동: 숏박스 유튜브 채널
- 성희롱 예방 지침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바로가기
- 세계적 논란 사례 - 케빈 하트 사건 분석: CNN 보도

